▲ 대한상의 최태원 회장/대한상의.

[리더스팩트 윤태경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兼 SK회장)이 지난 2일 서울 중구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업황과 관련해 "반도체 호황이 그리 길게 가지 않을 것"이라며 소신있는 발언을 했다. 

이어서 “작년에 너무 나빴기 때문에 올해 상대적으로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좋은 현상이 그리 길게 가지 않을 것”이라며 발언에 대한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7조원대 적자를 냈던 SK하이닉스는 작년 말부터 전 세계에 ‘생성형 AI’용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지난 1분기 이익 2조8000억원대의 예상치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최 회장은 “코로나 때 초과 수요가 발생하고 지난해 수요가 꺾이면서 이미 큰 타격을 입었다”며 “앞으로도 이처럼 주기가 짧은 롤러코스터 장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반도체 미세화는 이제 한계에 도달했고, 이젠 기술 발전면 보다 공급으로 경쟁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고도 했다. 그는 “결국 대규모 자본 지출로 생산라인을 늘려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며 “기업들은 투자 위험을 분담하는 쪽으로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기업들이 최근 거액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미국·일본에 잇달아 공장을 짓는 것은 자본 지출 부담을 줄이기 위해 피할 수 없는 선택이라는 것이다.

최 회장은 최근 전기차의 일시적 수요단절(캐즘,Chasm)으로 배터리 산업이 어려움을 겪는 데 대해선 잠시 지나치는 현상으로 봤다. 그는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 기후 위기를 강조하는 흐름이 퇴조하고 있는데, 이런 트렌드도 그리 오래가지 않고 결국은 돌아올 것으로 믿는다”며 “(세계가) 전기차를 영원히 안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안 하면 오히려 비용이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