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성 마이웨이] 오, 우리 마을의 교회 종이여 / 페르난도 페소아,
2024-01-21 김홍성
[김홍성 마이웨이] <오, 우리 마을의 교회 종이여/페르난도 페소아,>
오, 우리 마을의 교회 종이여,
네 애처로운 소리는
고요한 저녁을 채울 때마다
내 영혼 안에서도 울려 퍼지지.
네 종소리는 너무 천천히 울려,
마치 삶이 너를 슬프게 만드는 것 같아,
이미 울린 첫 번째 땡그랑 소리가
벌써 여러 번 울린 것처럼 들리지.
네가 나를 얼마나 가까이 만지는지
내가 지나갈 때마다, 항상 둥둥 떠다니는 너는,
내게 꼭 꿈결 같아―
내 영혼 안에서 너의 소리는 아득히 멀리 들리지.
하늘을 가로질러
네 땡그랑 소리가 울려 퍼질 때마다,
나는 느끼지, 과거가 멀리 사라짐을,
나는 느끼지, 향수nostalgia가 가까이 다가옴을.
―페르난도 페소아, 「오, 우리 마을의 교회 종이여Oh church bell of my village」 전문(영역판 오민석 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