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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호 앵글세상] 황규태선생의 ‘Before Blow Up’

조문호 | 기사입력 2024/05/05 [07:15]

[조문호 앵글세상] 황규태선생의 ‘Before Blow Up’

조문호 | 입력 : 2024/05/05 [07:15]

▲ 조문호 사진작가 [사진=리더스인덱스]  ©


[조문호 앵글세상] 황규태선생의 ‘Before Blow Up’

 

 

원로사진가 황규태선생의 60년대 사진 ‘Before Blow Up’이 지난 24일부터 56일까지 인사동 갤러리 인덱스에서 열리고 있다.

 

‘Before Blow Up’사진은 60년대의 사실적 기록이라 너무 반가웠다. 사람 냄새 맡기 힘든 가공할 AI시대에 한 줄기 단비 같은 정경이었다. 다들 가난하게 살았지만 사진마다 따뜻한 인간애가 흘렀다. 과거로 떠나는 추억의 파편이었다. 이번에 펴낸 사진집은 이십 여 년 전에 본 블로우 업사진과 전혀 달랐다.

 

그 때는 인체의 부분만 도려내거나 과도한 확대로 60년대를 재해석했는데, 확대가 아니라 폭발시킨 것 처럼 보였다.

전시된 사진이 궁금해 인사동 모임이 있던 지난26일 겸사겸사 전시장을 찾았다. 역시 사진은 오래된 옛날 사진이 좋았다. 나물바구니를 들고 수줍게 웃는 소녀 모습을 보니 금새 마음이 따뜻해졌다. 전시장엔 걸어놓기 편한 서정적인 분위기가 많이 걸렸더라.

 

황규태선생을 모르는 분이야 없겠지만, 몇 마디 보탤까 한다. 60'경향신문'기자로 일하다 이듬해 미국으로 건너가며 실험에 의한 초현실주의 사진으로 바뀌었다. 그때부터 필름을 태우거나 합성하거나 이중 노출을 시도하는 등 다양한 표현 방법을 활용하여 메시지에 힘을 보탰다.

 

70년대 생태적, 환경적, 문명적인 것에 대한 비판 정신을 바탕으로 태어난 원 풍경은 환경의 변화를 예견한 일종의 경종이었고 통렬한 비판이었다. 기록성과 고발성에 더해 조형적 회화의 속성까지 띄고 있어 당시로서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와 같은 선생의 작품 경황은 당시 리얼리즘 사진이나 살롱사진에 한정된 한국사진계에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비사진적이지만 마음을 끌어당기는 흡인력은 대단했다. 지구환경과 문명의 위기를 경고하며, 종말적 상황을 재현한 것이다.

 

10여 년 전부터는 디지털 사진의 픽셀(pixel: 화소) 작업을 하고 있다. 픽셀의 알록달록한 원색을 조합했는데, 황선생은 놀이로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얼마나 오랫동안 컴퓨터 앞에서 놀았는지 허리 시술을 3번이나 받았단다. 그만큼 구성적인 완성도를 위해 피나는 집중과 시도가 따랐던 것이다. 구순을 눈앞에 둔 아직까지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활용하며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젊은 사진가들 기를 죽인다. 그런 실험정신 덕에 한국 포스트모더니즘의 대표적 사진가로 자리 잡았다,

 

 

"Before Blowing Up"에 실린 사진은 1958년부터 1964년까지 사진으로 서울과 근교 그리고 고향의 정겨운 풍경을 담고 있다. 주제를 부각하는 조형감이나 대상을 보는 직관력이 초기사진의 장점이자 매력이다.

이번에 펴낸 "Before Blowing Up"사진집에는 전시장에서 볼 수 없는 사진이 많다. 전시는 6일까지 열리고, 사진집은 55,000원이다.

황규태선생의 ‘Before Blow Up’이 인사동 갤러리인덱스에서 열린다

 

▲ [사진=조문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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